올해 어떤 색과 패턴이 당신의 옷장을 채울까요? 2025년 S/S 시즌을 중심으로 패션계에서 주목받는 컬러와 무늬를 감각적으로 소개합니다.

올해-유행하는-컬러와-패턴



1. 핑크는 잊혀지지 않는다 – 파우더 핑크의 귀환

처음 봤을 땐 솔직히, ‘또 핑크야?’ 싶었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파우더 핑크는 그저 귀엽고 사랑스러운 느낌에서 벗어나 훨씬 더 은은하고 세련된 분위기로 돌아왔다.

SNS에서는 이미 많은 셀럽들이 파우더 핑크 수트나 니트를 입고 있다. 특히 남성 셋업으로도 등장하면서 성별의 경계를 허무는 중이다. 코튼 셔츠, 트위드 자켓, 리넨 원피스까지. 파우더 핑크는 이제 특정 연령대나 이미지의 색이 아니다. 그저 편안하고, 누구에게나 잘 어울리는 ‘여백의 색’이 되었다.

나도 결국 그 유혹에 빠졌다. 파우더 핑크 셔츠를 하나 장만했고, 친구는 내게 말했다. “너한테 이런 색 어울릴 줄 몰랐어.” 나도 몰랐다. 근데 이제는 자주 입는다.

2. 체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 클래식 패턴의 현대화

매년 트렌드에서 빠지지 않는 체크. ‘너무 흔한 거 아니야?’ 할 수도 있지만, 바로 그 점이 체크의 힘이다. 2025년의 체크는 한층 더 커지고, 더 분절되며, 더 실험적이 되었다.

이번 시즌엔 특히 ‘매치드 체크(Matched Check)’가 눈에 띈다. 상하의가 같은 체크로 이어지는 셋업 스타일. 거울을 보면 퍼즐이 맞춰진 느낌이랄까? 한편으로는 자유롭게 믹스된 컬러 체크들이 뉴트로 감성을 풍긴다.

작은 체크무늬 블라우스를 입고 길거리를 걷던 날, 우연히 마주친 노란 체크 팬츠를 입은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우리는 서로를 보고 슬며시 웃었다. 패턴은 때로, 말보다 먼저 대화를 시작한다.

3. 자연을 품은 그린 – 피스타치오, 카키, 그리고 세이지

올해 그린은 단순히 ‘초록’이 아니다. 피스타치오, 카키, 세이지처럼 톤이 낮고 부드러운 초록들이 유행하고 있다. 이 컬러들은 자연을 연상시키면서도 도시적인 세련미를 함께 갖췄다.

내가 처음 세이지 그린 니트를 샀던 날, 솔직히 어울릴지 몰랐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 색은 나를 편안하게 만들었다. 거울 속 내 모습이 조용한데도 단단해 보였달까? 결국, 나는 같은 계열로 셔츠, 팬츠, 심지어 신발까지 하나둘 모으기 시작했다.

이 컬러들은 화려하지 않지만, 스타일링을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주변의 색들을 묶어주는 ‘컬러 앵커’처럼 작동하는 셈이다. 그리고 그게 요즘 옷 잘 입는 사람들의 공식이다.

4. 돌아온 도트, 그 안에 숨겨진 변화

도트는 언제나 호불호가 강한 패턴이었다. 너무 복고 같거나, 너무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크기를 키우고 간격을 줄이거나, 오히려 흐리게 만든 도트들이 등장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느낌을 주고 있다.

특히 베이비핑크나 크림 컬러 배경 위에 블러 처리된 도트는 기존의 규칙을 깨는 재미를 준다. 나는 도트 스커트를 하나 샀다. 처음엔 조금 과하다고 생각했지만, 입고 나가면 사람들의 시선이 확실히 달라졌다. 어떤 이들은 ‘예쁘다’고 말했고, 어떤 이들은 ‘신기하다’고 했다. 그 반응이 꽤 즐거웠다.

트렌드는 결국, 조금 용기 낸 사람을 위한 보너스 같은 것이다. 도트는 그걸 아주 잘 해낸다.

결론: 유행은 지나가지만, 감각은 남는다

올해의 컬러와 패턴은 전부 조용하지만 단단하다. 파우더 핑크, 세이지 그린, 매치드 체크, 실험적인 도트. 어떤 것도 “보여주겠다”는 욕심이 아니라, “나를 조금 더 말하겠다”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건 결국, Modilow가 추구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당신이 옷장에서 꺼내는 색과 무늬가 오늘을 조금 다르게 만들 수 있기를.
그 감각을, 여기에서 함께 발견해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