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옷장의 주인공은 어떤 색인가요? 무의식적으로 선택한 컬러 속에는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들이 숨어 있습니다. 오늘, 내 옷장의 색을 들여다봅니다.

옷장을-열었을-때-가장-자주-보게-되는-색

1. 옷장을 열었더니 회색이 먼저 나를 반긴다

주말 아침, 대충 묶은 머리로 옷장을 열었다. 그리고 제일 먼저 내 눈에 들어온 건 다양한 톤의 회색 옷들이었다. 짙은 차콜, 부드러운 멜란지, 깨끗한 라이트 그레이. 셔츠, 니트, 바지, 티셔츠까지.

언제 이렇게 회색 옷이 많아졌지? 한참 들여다보다가 깨달았다. 나는 늘 조용하고 균형 잡힌 무언가를 원해왔던 거다. 그리고 회색은 그런 내 마음을 제일 잘 대신해 주는 색이었다.

2. 블랙은 안전하고, 화이트는 숨 쉴 공간이다

옷장에서 두 번째로 많은 색은 블랙이었다. 검은 재킷, 검은 슬랙스, 검은 셔츠. 블랙은 나에게 일종의 방어구였다. 특별히 잘 보이고 싶지 않은 날, 조용히 자신을 보호하고 싶은 날에 나는 블랙을 꺼냈다.

반대로 화이트는 옷장에 그렇게 많지 않았다. 하지만 딱 필요한 만큼 있었다. 화이트 셔츠 한 장, 화이트 티셔츠 두 장. 화이트는 내게 숨 쉴 공간 같았다. 복잡하거나 무거운 날에 가볍게 입고 나가면 마음까지 가벼워졌다.

3. 의외의 포인트 – 네이비와 베이지

블랙과 그레이의 틈 사이에서 종종 눈에 띄는 색이 있었다. 네이비블루와 베이지. 네이비는 진중하면서도 답답하지 않은 신뢰감 있는 색이었다. 인터뷰나 중요한 미팅이 있는 날에 나는 자연스럽게 네이비 셔츠를 꺼냈다.

베이지는 조금 다른 의미였다. 부드럽고 따뜻하고 나를 조금 더 유연하게 보이게 해주는 색이다. 긴장하거나 날이 선 날에 베이지 니트를 입으면 마음이 조금 풀리는 것 같았다.

옷장의 색은 그냥 색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동안 내가 지나온 감정들의 기록이었다. 내가 스스로를 어떻게 다루고 싶어 했는지, 그리고 어떤 순간을 어떻게 지나가고 싶었는지가 다 들어 있었다.

4. 색을 고르는 습관이 나를 만든다

옷장의 색을 하나하나 바라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 우리는 매일 아주 작은 선택들을 통해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가고 있는 거구나.

오늘 무엇을 입을지, 그리고 어떤 색을 꺼낼지 이런 것들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매일의 작은 선택들이 쌓여 결국 오늘의 내가 된다. 그리고 그건 옷장 안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회색을 좋아한다는 건, 균형을 원한다는 것. 블랙을 많이 입는다는 건, 나를 보호하고 싶어 한다는 것. 화이트를 고른다는 건, 가끔은 모든 걸 비워내고 싶어 한다는 것.

결론: 옷장의 색은, 결국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

당신의 옷장에서 가장 많은 색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 색은 어떤 감정을 닮아 있나요?

내 옷장의 회색, 블랙, 네이비, 베이지들은
조용히 말하고 있었다.
"너는 오늘도 괜찮아."라고.

Modilow는 그렇게, 작은 색깔들의 속삭임을 기록하는 곳이 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