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하객 패션, 어떻게 입는 게 정답일까요? 장소와 계절과 관계에 따라 달라지는 격식 있는 스타일링 팁을 감각적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1. 호텔 예식: 격식과 여유 사이의 줄타기
호텔 예식은 포멀 하지만, 과하게 꾸미면 오히려 튀기 쉽다. 내가 자주 가는 호텔 웨딩에는 블랙 원피스를 입고 간 적이 있다. 허리에 절개선이 있는 미디 기장의 어깨는 살짝 여유 있는 실루엣 스타일의 원피스와 액세서리는 진주 귀걸이 하나, 그리고 가방은 작은 클러치.
블랙은 신부보다 튀지 않으면서도 품위 있게 보이게 해 준다. 거기다 소재가 살짝 광택 있는 새틴이라 조명을 받으면 은근히 빛난다. 격식은 갖추되 나를 숨기지 않는 스타일. 그런 룩이 호텔 예식에 어울린다.
2. 야외 결혼식: 자유로움 속에 선을 지키는 코디
공원이나 가든에서 열리는 결혼식은 훨씬 캐주얼하지만, 그렇다고 막 입을 수는 없다. 야외이기 때문에 색감이나 패턴을 활용하면 분위기에 잘 녹아든다.
나는 연한 베이지 톤의 롱 셔츠 원피스를 입은 적이 있다. 리넨 소재라 바람에 자연스럽게 흩날리고 모자는 챙이 좁은 페도라로 마무리했다. 구두 대신 스트랩 샌들을 선택했고 가방은 바스켓백을 선택했다.
하객 패션에서 중요한 건 ‘주인공처럼 보이지 않되, 성의 없어 보이지도 않는 것’. 그 균형을 맞추는 게 포인트다.
3. 가족 하객으로 참석할 때: 단정함과 따뜻함 사이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으로 참석하는 결혼식은 아무래도 좀 더 단정한 분위기를 요구한다. 이럴 땐 컬러보다 핏과 소재에 신경을 많이 쓴다.
내가 즐겨 입는 건 베이지 슈트 셋업이다. 단추가 두 개인 테일러드 재킷과 일자로 떨어지는 팬츠. 안에는 아이보리 니트를 받쳐 입는다.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안정감 있는 인상이다.
구두는 낮은 굽의 펌프스를 신는다. 너무 높지 않지만 각이 잡혀서 자세가 좋아 보이고, 오래 서 있어도 불편하지 않다. 사진 찍힐 일이 많으니, 셋업이 가장 실패 없는 선택이다.
4. 지인 하객으로 가볍게 참석할 때: 미니멀의 미학
친구나 동료의 결혼식은 다소 편하게 갈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과하지 않지만, 예의는 갖춘 ‘미니멀한 정성’을 담으려 한다.
화이트 셔츠에 네이비 스커트를 매치한 룩. 셔츠는 셔링이 약간 들어간 디자인으로 단정하지만 평범하지 않다. 스커트는 무릎 아래로 떨어지는 머메이드 실루엣. 소재는 가볍지만 구김이 적은 폴리 블렌드.
가방은 작은 토트백, 신발은 블로퍼. 이런 스타일은 계절에 상관없이 활용도가 높고 어떤 하객 분위기에도 잘 스며든다.
결론: 하객 패션은 꾸미는 게 아니라 준비하는 마음이다
결혼식 하객으로 간다는 건, 누군가의 소중한 날을 함께하겠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진심은 스타일에도 드러난다.
잘 차려입는다는 건, 나를 돋보이게 하려는 게 아니라 그 자리에 어울리는 나로 보이고 싶다는 마음이다.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