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셀럽들이 선택한 패션 아이템은 무엇일까? 켄달 제너부터 K-아이돌까지, MZ세대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최신 유행 아이템을 모았다.
그날, 켄달 제너의 트렌치가 나를 멈춰 세웠다
어느 날 우연히 SNS 피드에 켄달 제너가 뜨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베이지 톤의 퍼널 넥 트렌치코트를 입고 파리 거리를 걷고 있었다. 나는 무심코 스크롤을 내리다 말고 그 사진을 몇 초간 응시했다. 단정하지만 지루하지 않고, 클래식하면서도 확실한 변주가 느껴졌다.
알고 보니 그 트렌치는 올봄 셀럽들 사이에서 급부상 중인 ‘퍼널 넥 디자인’이었다. 목선을 살짝 감싸는 구조와 미니멀한 버튼 라인이 특징. 이건 그냥 외투가 아니었다. ‘조용히 말 거는 패션’이었다. 그날 이후, 나는 길거리에서 트렌치코트를 입은 사람들을 유심히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말, 퍼널 넥은 조용히 유행을 퍼뜨리고 있었다.
페스티벌은 끝났지만, 옷은 남는다
지난달, 친구와 다녀온 작은 음악 페스티벌. 거기엔 음악보다 더 주목받던 것들이 있었다. 바로 사람들의 옷이었다. 나는 그날, Y2K 감성의 반짝이는 탑을 입은 한 여성을 봤다. 스팽글로 장식된 나비 모양 탑. 과했지만 이상하게 멋있었다.
또 어떤 이는 루즈한 카프리 팬츠에 니트를 매치하고 있었다. 실용적인 동시에 독특한 조합. 그들은 유행을 따르기보다, 자기만의 룰을 만드는 듯 보였다. 이게 MZ세대의 감성인가 싶었다. 그 이후로 나는 ‘페스티벌룩’을 평상시에도 응용해보려 노력했다. 스팽글은 아직 못 도전했지만, 니트와 팬츠는 이미 내 옷장에 진입 완료.
올봄, 가방은 ‘이것’ 하나면 된다
SNS에 ‘#잇백’ 태그를 달고 올라오는 가방들 중, 유난히 많이 보이는 게 하나 있었다. 보테가 베네타의 ‘차오 차오 백’. 처음엔 이름이 귀여워서 기억에 남았지만, 보면 볼수록 디자인도 똑 부러졌다. 탑 핸들 실루엣에 절제된 디테일, 들고만 있어도 뭔가 있어 보이는 느낌.
내가 보테가에 진심을 갖게 된 건, 셀럽들 때문이기도 했다. 해외 셀럽은 물론, 국내 배우들까지 이 가방을 하나씩 들고 있었고, 패션 화보에 자주 등장했다. 물론 가격은 장벽이었지만, 나도 언젠가는 하나쯤… 하고 ‘차오 차오’라는 단어를 자주 검색하게 됐다. 이게 바로 ‘잇백’의 힘이 아닐까?
도트가 촌스럽다고? 오히려 지금이 타이밍이다
도트 패턴을 보면 늘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었다. 어릴 때 입던 원피스나, 엄마 옷장에 있는 블라우스. 그런데 최근, 아이브의 레이와 베이비몬스터의 아사가 입은 도트 아이템은 완전히 달랐다. 베이비핑크 배경에 리듬감 있게 배열된 도트, 레트로하면서도 신선했다.
나는 곧장 온라인 쇼핑몰을 뒤졌다. 도트 원피스, 도트 블라우스, 도트 스커트. 뭔가 새로운 ‘나’를 찾고 싶은 날, 이런 패턴이 딱이었다. 지금이 아니면 못 입을 수도 있는 유행, 근데 또 다시 돌아올 수도 있는 유행. 그런 ‘모순된 매력’이 도트에 있었고, 나는 그걸 온몸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결론: 셀럽이 입었다고 다 유행은 아니다, 하지만 시작은 맞다
우리는 매일같이 누군가의 옷을 보고, 그걸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인다. 켄달 제너의 트렌치, 페스티벌 속 니트와 카프리 팬츠, 셀럽들이 손에 쥔 가방, 그리고 다시 돌아온 도트. 그 모든 건 '나도 해볼까?'라는 질문을 만들었다.
이 글이 당신에게도 그런 질문 하나 쯤 남겼길 바란다. 그리고 또 하나의 질문, “다음엔 어떤 옷이 나를 멈춰 세울까?”를 함께 기다리자. Modilow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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