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입는 옷부터 예민한 아이템까지, 소재별 세탁법을 정리해 봤습니다. 모양 망가지고, 줄어들고, 울고… 잘못된 세탁이 문제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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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코튼(면) – 아무렇게나 세탁해도 된다는 착각

나는 한때 면 티셔츠는 세탁기에 마구 던져 넣었다. 그런데 몇 번 돌리고 나면 이상하게 목이 늘어나 있고 색이 흐려져 있었다. 원래 그런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세탁 온도와 뒤집기의 문제가 컸다.

면은 기본적으로 튼튼하지만 물 온도가 30도 이상이면 수축 위험이 있고 탈색도 빠르다. 꼭 찬물 세탁하고 항상 뒤집어서 세탁해야 한다. 건조기보단 자연 건조가 낫다. 특히 프린트가 있는 티셔츠는 더욱 조심.

면이 편한 이유는 다루기 쉬워서가 아니라 제대로 관리하면 오래가기 때문이다.

2. 울 – 부드럽지만 예민한 존재

겨울마다 즐겨 입는 울 니트. 한 번은 세탁기에 잘못 넣었다가 어린이용 사이즈로 돌아온 적이 있다. 울은 물과 마찰에 약하다. 그래서 찬물 손세탁이 기본이다.

세탁할 땐 울 전용 세제 사용, 절대 비비지 말고 조물조물 눌러서 세탁한다. 물기도 꾹 짜지 않고 수건으로 눌러 물기를 제거하고, 널 때는 바닥에 수평으로 펴서 말린다. 걸어서 말리면 늘어진다.

울은 정성이 필요한 소재다. 다행히 정성 들이면 그 보답도 확실하다.

3. 리넨 – 자연스럽지만 주름에 민감한 소재

여름에 자주 입는 리넨 셔츠. 가볍고 시원해서 좋은데, 매번 빨고 나면 주름이 심해진다. 그래서 나는 리넨을 세탁할 땐 그 주름도 하나의 멋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리넨은 미지근한 물에 손세탁 또는 약한 코스 세탁. 탈수는 짧게, 가능한 자연 건조. 다릴 땐 완전히 마르기 전에 다리거나, 스팀을 살짝 올려준다. 너무 빳빳하게 다리면 오히려 리넨의 멋이 사라진다.

리넨은 완벽하지 않아서 매력 있다. 그걸 받아들이는 순간 세탁도 쉬워진다.

4. 폴리에스터 – 튼튼하지만 정전기와 냄새엔 취약하다

운동복, 블라우스, 원피스 등에서 자주 보는 폴리 소재. 겉보기엔 문제없어 보여도, 세탁 땐 은근히 까다롭다. 정전기가 잘 생기고, 땀 냄새가 잘 빠지지 않는다.

나는 폴리 옷은 늘 ‘표백제 NO, 섬유유연제는 조금’ 원칙을 지킨다. 특히 찬물 세탁은 필수. 자주 입는 블라우스는 세탁망에 넣어서 손상 방지하고, 탈수는 약하게. 정전기 방지를 위해 섬유유연제는 조금만.

세탁 후 바로 널어야 냄새가 덜 남는다. 시간을 끄는 게 제일 안 좋은 방법.

5. 실크 – 고급진 만큼 예민한 친구

처음 실크 셔츠를 손세탁했을 땐 진짜 긴장됐다. 미끄러지고 얇고 물에 닿는 느낌도 예민했다. 그래도 방법만 익히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찬물에 실크 전용 세제 한두 방울. 비비지 말고 살살 흔들어 헹군다. 건조는 그늘에서 자연스럽게. 절대 햇빛에 직접 말리지 않는다. 다림질도 젖은 상태에서 낮은 온도로 살살.

실크는 손이 많이 가지만, 그만큼 결과물도 다르다. 입었을 때 주는 감정 자체가 다르다.

결론: 세탁은 스타일의 마무리다

멋있게 입고 아무렇게나 빨면 그 옷은 더 이상 멋있지 않다.

세탁은 옷과의 관계를 오래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고,
소재별 특성을 아는 건 그 옷을 ‘진짜’ 아는 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옷을 오래 입고 싶다면,
세탁은 단순한 청소가 아니라 케어다.
Modilow는 그런 정성을 좋아한다.